뒤돌아서 섬뜩할 때
2012. 11. 6. 03:16
무심코 스쳤다가 잠시뒤 아! 하며 오싹해질 때가 있다. 아무렇지 않던 것이 두려울 만큼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가끔은 생각도 그러할 때가 있다. 조금 전 코끼리의 모습을 떠올리다 공포에 휩싸였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외계인의 모습에 대한 상상을 하다 돌연 코끼리라 불리는 것의 얼굴과 형태가 떠올랐다. 뇌리에 스친 그것의 생김새는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낡은 거죽을 뒤짚어쓴 것만 같은 얼굴, 그 아래에 자라나는 흰색의 뼈와 같은 것, 길다랗고 괴이한, 그러나 놀랍게도 구부리고 감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코와 같은 것, 얼굴 양 옆으로 달려 펄럭거리는 넓적한 귀와 같은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갈라져 찢어질 것 같은 표면까지. 어느것 하나도 괴이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