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깨우고 움직이는 일은 너무나도 쉬운 것이었다. 어두운 방 홀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것만으로 동기는 완성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또한 어렵지 않았다. 오직 거스를 수 없는 시간만이 제약일뿐 불가능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잠든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웠다. 중지한다거나 자제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처음과 끝은 이어져 있어 그 끝은 또다른 처음과 맞닿아 있었다.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은 도막난 조각처럼 이어져 있었고 필시 매 끝의 매듭을 지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편히 잠들 곳이 필요했고 미련없이 잠재워줄 사람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