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그리워한 적이 많은 것 같다. 나아가 초등학교 시절까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선택하라면 결정할 시간들이었다. 최근에는 부쩍 대학 시절이 많이 그리운 것 같다. 아직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그립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제는 남은 시간보다 끝나버린 시간들이 길어져 바라보면 헤어질 시간이 먼저 떠오르는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이번 정기연주회를 마치며 끝났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잡은 것 같다. 몇 년 뒤 다시 복학을 하겠지만 지금의 사람들은 더이상 없을 것이다. 여전히 변하지 않을 사범대학의 건물만으로 그 공허함이 채워질지는 모르겠다. 남은 일 년은 아마도 다음을 바라보는 시간에 가까워 학교를 다니는 것 같지도 않을 것이다. 허무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아 외면하고 싶은 동시에 그래도 여전히 어쩌지 못하는 다친 손가락 같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익숙해진 것들로부터 지친 나는 잠시의 휴식을 가지지만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할 것이다. 이곳에서도 공동체에 대한 갈망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많이 그리워할 것이다. 학교가 있기 전에 사람이 있는 것이라면 지금의 사람들과의 마지막 순간이 나에게는 오히려 졸업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남은 시간들을 천천히 응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