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이 뛰논다
몇몇은 튜브를 낀 채 바다로 뛰어가고
또 몇몇은 모래 위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축축한 흙이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걸까
아이들은 자꾸만 파도가 가닿는 근처로 옮겨간다
높은 탑인지 성인지 모를 무언가를 자꾸만 올린다
큰 파도가 밀려올 때면 모든 것이 흔적없이 사라졌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아이들은 또다시 성을 올렸다
파라솔 아래 누워있던 부모가 다가와 묻는다
파도가 오면 또다시 무너지고 말텐데 괜찮아?
듣는둥 마는둥 하던 아이들은 또다시 성을 올렸다
아마 내가 본 것만 해도 수차례의 파도가 더 왔다
그들은 기쁨 가득한 얼굴로 매번 성을 올렸다
그곳엔 파도와 비명과 웃음이 한 데 엮여 있었다
나는 파라솔을 접고 그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