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뭐랄까 지친달까. 휴식이 필요해 쉬려고 할 때면 되려 지쳐버린다.
매번 때를 넘기고 그냥 그렇게 또 지나간다. 그렇다고 어쩌지도 못하는 게
아는 게 없다. 대체 어디서 쉴 수 있는 걸까.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문제다.
자라며 빨리 가는 것에 익숙해졌고 해를 넘기며 천천히 가는 법도 알게 됐다.
하지만 쉰다는 건 도무지 모르겠다. 마치 내 것일 수 없는 것을 떠올리듯
불안감과 자기파괴적인 생각들과 끝없는 지침만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아무 생각없이 누워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다. 혹은 이 모든 생각을 뛰어넘을,
그래서 전부 쓰레기통에 내다 꽂아버릴 무언가의 존재를 내심 바라기도 한다.
지금의 시간도 결국엔 견뎌내게 될 것이다. 이 더럽게 질긴 인내심으로 말이다.
찾아나서지 않고 기다리는 것은 너무 안일한 것일까? 쉴 곳이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