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고스트>라는 영화였다. 본 지는 꽤 됐는데 가끔씩 영화보다도 그 영화를 본 후에 봤던 평점댓글 중 하나가 생각이 난다. 영화는 굳이 따지자면 반전이 있는 반전영화였다. 반전은 영화의 마지막 10분 정도였다. 영화가 남긴 여운은 꽤 길었고 다른 이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해 댓글들을 살펴봤다. 그 중 한 댓글이 눈에 들어왔는데 10점 만점에 7점의 평점을 매긴 사람의 것이었다. '마지막 10분만을 위해 모든 러닝타임을 까먹은 영화' 대략 이런 내용의 댓글이었다. 그리고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반전은 좋았지만 그 전까지는 너무나도 지루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도 그랬고 마지막 10분에서는 모두가 눈물을 터뜨린 듯 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아마도 노래에 관해서 생각을 하다가 그 댓글이 다시 생각난 것이다. '아니다, 단 십 분만이라도 그와 같은 감동과 전율을 느낄 수 있다면 두 시간이 아닌 그 곱절, 아니 그 곱절의 곱절의 시간이라도 괜찮다' 하루를 지내며 그와 같은 십 분을 경험한다는 것은 로또에 가까우며 일주일, 한 달을 단위로 한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전체 러닝타임 111분의 영화가 그러한 10분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것이라 생각했다. 후에 많은 시간이 흐르고 무대에서 단독으로 연주를 하게 되었을 때 10~14곡 정도의 곡을 부르는 시간동안 단 1곡이라도, 5분도 채 안되는 시간만이라도 나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되물어봤다. 그러자, 그 영화의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