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다는 걸 잊은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집중하고 있었나 보다. 목이 말라서 책상 앞에 콜라를 병째 들이마셨다. 콜라보다는 사이다를 사는 편인데 이건 치킨 집에서 준 콜라다. 아무래도 직접 사지 않아서 그런지 청소할 때도 몇 번이나 발로 차고 밀고 넘어뜨리고를 반복해서 마개를 돌리자마자 탄산 빠지는 소리가 강하게 났다. 그리고는 콜라를 마셨다. 1/5 정도의 콜라가 남았다. 그 때문인지 탄산 빠지는 소리가 계속 났다. 계속 들려서 더욱 집중해서 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실은 빗소리라는 걸 알게 됐다. 창을 여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일 많은 비가 내릴거라던 뉴스가 생각났다. 이제껏 탄산 빠지는 소리는 바다의 파도 빠져나간 뒤의 지글거리는 소리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약한 빗줄기와도 꽤 닮았다.
학교 홈페이지를 뒤져봤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프로그램 시행 계획이 없나 보다. 이전에도 예산이 빠듯하다니 뭐라니 말이 있었는데 결국 이번에 그만두게 되었나 보다. 그래, 그런가 보다. 글을 쓰는 동안 빗줄기가 강해졌다. 더 강하게 때렸으면 좋겠다. 더 강하게 바닥을 때려 귀가 멍해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꽤 아무렇지 않았는데, 글을 쓰다보니 화가 난다. ...... 글을 마치지 못하고 빗소리를 한참이나 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제는 천둥까지 친다. 내일은 해가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뜨더라도 빗소리와 천둥소리에 가려 무엇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