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음악을 틀어놓고 자는 게 두렵다. 예전에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라디오나 음악을 틀어놓은 채 누웠는데 지금은 정반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 되려 무섭지 않다. 그렇다고 편안하지는 않다. 무섭지 않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눈을 떴을 때 날이 밝아있기를. 깨었을 때 몸이 무겁더라도 호흡만은 가볍기를. 이제 2주 정도 남았다. 2주 뒤가 더 나을 것이란 확신은 없다. 그래도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싶다. 돌에 묶여 가라앉아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황스럽고 생소하나 다시 돌에 묶어 집어던질 생각은 없다. 끝장을 볼 것이다.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다. 이제 더이상 방황하기 싫다. 방랑은 좋으나 방황은 싫다. 순간에 충실한 것이 방랑이라면 방황은 끝없이 헤매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빨리 잠이 들고 미리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깨어 몸을 씻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업을 들으러 간다면 좋겠다. 그거면 된다. 그러고보니 오늘 5월의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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