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 반주편
2015. 12. 6. 22:05
잠에서 깨면 악몽이 떠오른다. 오늘로 일주일 된 2학기 실기시험의 기억이다. 지난 향상음악회의 부족함을 만회해보려 더욱 신경을 썼다. 그러나 결과는 되려 그를 압도하는 악몽으로 남았다. 밝은 빛, 수차례 휘저은 손동작, 불안하고 통제할 수 없는 소리들. 시험이 끝나면 이번 학기를 끝으로 학교를 떠나시는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인삿말을 건넬 생각이었다. 그러나 감히 그럴 수 없을 정도의 부끄러움만이 남았다. 이맘때면 시험이 끝났다는 소화감에 잠시나마 뿌듯함과 개운함을 느꼈겠으나 남은건 당혹스러움과 회의적 생각이 전부였다. 한 산문집의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떨어진 구슬의 끝을 보지 못하면 우린 영영 그 구슬을 주울 수 없다." 지난 한 학기는 떨어진 구슬의 끝을 찾기 위해 끝없이 헤매던 시간과도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