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7p
사람은 홀로 떨어진 섬과 같은 존재다. 사람이라는 각기 다른 섬을 이어주는 것은 다름 아닌 말이라는 교각이다. 말 덕분에 우리는 외롭지 않다.
11p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25p
"음, 그러니까, 존중은 상대방을 향해 귀를 열어놓는 거야. 그리고 진심은 말이지, 핑계를 대지 않는 거란다. 핑계를..."
35p
경청은 말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과 말 사이에 배어 있는 감정은 물론 상대의 목구멍까지 차오른 절박한 말까지 헤아리는 일이다. 맥락적 듣기(contextual lisening)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71p
메시지와 그것을 전하는 장소는 밥과 밥공기의 관계와 유사하다. 밥맛을 결정하는 것은 밥을 구성하는 쌀과 물만이 아니다. 어떤 용기에 밥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86p
휴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바캉스vacance는 '텅 비어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했다. 바캉스는 무작정 노는 게 아니라 비워내는 일이며, 진정한 쉼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98p
영화 <행복을 찾아서> 中
"자네가 만약 면접관이라면 와이셔츠도 입지 않은 채 속옷 차임으로 면접장에 나타난 응시자에게 뭐라고 할 텐가?"
"그야..."
"혹시라도 그 사람을 채용한다면 나중에 회사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어떻게 말해야 하느냐고요? 간단합니다. '그 녀석이 와이셔츠는 입지 않았지만 속옷만큼은 멋진 걸 걸치고 왔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108p
둔감력은 좌절감을 극복하는 마음의 근력 또는 힘을 의미하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 같은 단어와 어감이 묘하게 겹쳐진다.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않고 가벼운 질책에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이 고수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바로 둔감력이다.
116p
역지사지는 본래 <맹자><이루>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이다. "내가 만약(당신과 같은) 그러한 처지였으면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117p
나는 글을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좌우봉원'이라는 말을 가슴에 아로새긴다.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건과 현상 모두가 학문 수양의 원천이 된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49p
<킹스 스피치>
157p
어느 영화 대사처럼, 인간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낄 때 행복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179p
대언담담
197p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203p
사람의 마음에는 저마다 강이 흐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말이 우리의 귀로 들어오는 순간 말은 마음의 강물에 실려 감정의 밑바닥까지 떠내려온다.
205p
평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의 마음속에 저마다 다른 풍경의 비밀 정원 같은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는 타인이 잘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추억과 상처, 이루지 못한 꿈이 처연하고 은밀하게 어우러져 있을 것만 같다.
214p
과거는 벽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229p
중국 송나라 때 고서 <통감절요>에 "해납백천 유용내대"라는 글귀가 있다.
직역하면 "바다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고 이 때문에 (바다는)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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