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옆구리를 간지르고
간지린 손이 웃듯
아닌 밤중에 문득
폭소(暴笑)의 파도가 출렁거리듯이,
공기(空氣)의 깊은 가슴이 여러
꽃들과 불꽃을 피워내듯이,
광대한 어둔 지층(地層)에
보석(寶石)의 날개와 창(窓)이 열려 있듯이
아 가장 깊은 물건보다도 깊은 슬픔이
가장 깊은 기쁨보다도 깊은 물건에 녹듯이
오 나는 저 숨막히는 뚜껑
창천(蒼天) 속으로
얼마나!
뛰어들려고 했던가
이 땅과 집과 시인을 벗어놓고
언제나 그리로 뛰어드는 불꽃처럼
언제나 그리로 뛰어드는 나무들처럼
(소리도 없이, 오 흔적도 없이)
뛰어들었던가
뛰어들어 숨을 섞는 꼴이 항상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던가
만물의 정신을 가뭇없이! 머금고
만물의 육체를 꿀먹는 벙어리
창천이여, 나의 한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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