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ughan-Williams : Fantasia On Greensleeves |
아직도 실감 나지 않을 때가 있다. 파란불을 기다리는 신호등 아래에서. 창가에 비친 어느 종업원의 모습에서. 오늘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정오가 넘어 수영장을 알아보러 다녔다. 한낮의 버스는 때로 텅 빈 채 달렸다. 그 버스에 올라 길을 따르는데 그만 눈물이 나려 했다. 버스는 햇살을 한가득 받으며 달렸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수영장이 있었다. 꾸며진 것이 때로는 더욱 아름다울 때가 있다. 멀리에서 보이는 헤엄치는 이들은 편안해 보였고 물은 시원해보였다. 돌아가는 버스는 만원이었다. 이 동네엔 초딩이 많이 보인다. 아직 교복조차 입지 않은 아이들. 그들은 마중 나온 엄마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눈으로 보이는 자라나는 아이들. 그런 하루였다. 하루의 마지막은 음악을 들을 때가 많다. 어쩌다 들은 푸른 옷소매 환상곡. 푸르름, 파란, 청靑...... 푸르다는건 무엇이기에 이토록 나를 강하게 이끄는 것일까. 나는, 잠잠해지고 그칠 때까지 그저, 기다렸다. 다시금 파란색이 좋아질 것 같다. 시원해질 것 같다. 이번 봄은 따뜻하기보다 참 시원할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실감 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