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할 지 더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때
그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the most magnificant poem hasn't been written yet
the most beautiful song hasn't been sung yet
the most glorious day hasn't been lived yet
the most immence sea hasn't been pioneered yet
the most prolonged travel hasn't been done yet.
the immortal dance hasn't been performed yet
the most shine star hasn't been discovered yet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at we are supposed to do
it's the time when we can do true something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ere we are supposed to go
it's the start when the true travel has just begun
이 밤에 나를 울리는구나. 고민했다. 당장에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살아가야 하나? 내게 산다는 것 자체는 목적이 아닌데 말이다. 시인은 주위에서 '그래도 살아가야지'라고 말하는 이들처럼 그래도 살아가라고, 주저하지 말고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는구나. '아직yet '이라는 단어보다 '가장the most '이라는 말이 나를 더 먹먹하게 만든다. 정말일까.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고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으며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일까. 그리고 앞으로 그것들 모두와 만나게 될까. 그런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까. 그래도 걸음을 멈추었는데 애써 다시 행장을 꾸려야할까. 피를 내뿜는 심장과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도는 피. 이들만으로 이미 떠날 채비는 끝난 것일까. 모르겠다. 살아간다는 것이 내게 목적이 될 수 있을지, 또 그래야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만나는 이들에게 왜 사냐고 물어도 그들의 대답은 나를 움직이지 못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 없다라는 생각이 든 이후로 난 정말 바보가 된 것 같다. 한강 다리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자살을 한다는데, 이 시를 써붙여 두면 죽으러 왔다가 통곡하다 힘 다 빠져 뛰어내리기 힘들지 않을까. 딱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말릴 생각도 없다. 단지 다시 한 번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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