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부산역에서 가까웠기에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고 향했다. 해수욕장이 아닌 바다를 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둘레길 같은 공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망대와 등대에 다다랐고 그곳에서 보이는 바다는 그토록 바라던 풍경이었다. 초입에서는 흐렸던 날씨도 그곳에 도착하자 맑게 개였다. 바다를 한참이나 바라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길을 따라 걸었다. <태종사>라는 표석이 보였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 걸었다. 연등을 사진으로 담으면서도 쓰여진 글씨는 읽지 못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수국이었다. 그곳에선 수국 축제를 하고 있었고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 나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이라 착각했었던 꽃이 수국이었다. 수국 덤불들을 헤짚어 나가며 마치 큰 선물을 받은듯 아파 왔다. 부산을 떠나며 이곳을 고향이라 칭하게 되고 때때로 방문하게 된 것이 벌써 6년째이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마도 처음이었다. 분명 달라진 것이 있기 때문일거란 생각과 함께 한참을 거닐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이곳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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