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처음 태클이 걸렸던 게 작년 10월 정도, 일일레슨 받으러 가서 '운동선수냐고... 노래 할거면 상체 근육 좀 빼라'는 말을 듣고 테니스를 당분간 접기로 했다. 매일 새벽, 3년 넘게 받아오던 레슨이기에 스위치를 오프하듯 하루만에 접기란 힘들었다. 레슨을 그만두고도 한두 달 가량은 틈틈이 코트로 나갔던 것 같다. 그러다가 다니던 학교에서 먼 곳으로 집을 옮겼고 그러면서 이 코트와는 완전히 발길이 끊겼다. 그러나 이사온 뒤로도 가끔 테니스 생각이 났고 새로운 코트를 찾아 헤맸지만 결코 시립대만한 코트는 찾을 수 없었다. 내 몸은 이미 고급 코트에 너무나도 길들여져 있었다. 몇몇 흙코트와 잔디코트, 실내코트를 전전하다 결국 테니스를 완전히 접기에 이르렀다.
라켓을 놓은지 이제 5개월 가량이 된 것 같다. 팔과 어깨, 목, 등, 허리 등 상체 근육들은 전부 빠졌고 그덕에 확실히 이전보다 예민해졌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요구하셨던 체중도 꽤 많이 불어났다. 갑갑함을 견디기 힘들어 수영을 잠깐 다녔는데 페이스 조절하며 운동하는 것이 너무 질색이라 때려치게 됐다. 운동은 영원히 재밌는 것으로 남아야만 한다. 아무튼 지금은 출생 이후 최대 체중이다. 입시가 끝나려면 5-6개월 정도가 남았는데 이 상태를 유지할지 아니면 운동을 해서 체중 감량을 조금은 할 지 고민이다. 선생님께서는 일단 유지하라고 하실 것 같은데, 여름과 맞닥뜨리니 너무 덥고 계속 잠이 오고 움직이기가 싫다. 지금에 소원은, 온종일 테니스 치고 수영하고 샤워하고 파스 붙이고 쓰러지듯 뻗어서 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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