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엔 해 뜰 무렵 잽싸게 나와도 공원과 산책길이 사람들로 붐빈다. 한겨울엔 사람도 적고 풀과 나무 잎사귀도 적어 조금은 황량한 느낌인데 한여름엔 모든 것이 넘쳐난다. 봄에 비해 더한다고 한다면 여럿 소리들 -새 소리, 매미 소리- 또한 넘쳐난다. 오늘도 버릇처럼 빈 의자들을 찍었고, 특히 떨어진 꽃잎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호숫가에는 강아지풀 같이 길쭉한 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늦가을의 갈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무래도 올해 가을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버릴 것이다. 이 다음의 풍경들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겨울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남을 것만 남은 그건 그것대로 좋겠지만 많이 아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