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을 하며 일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 양편으로 화훼단지가 보였다.
자전거 좋은게 뭐겠나 맘에 드는곳 있으면 그냥 자전거 끌고 들어가는거다.
이제껏 여러 식물들 많이 키워왔지만 항상 인터넷 주문만 했던 것 같다.
차도 없고 하니 뭐 그렇게 되더라. 그러니 당최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이 올 지도 알 수 없었다.
길가에 줄지어 세워진 농원들엔 참으로 눈길 끄는 녀석들이 많았다.
큰 나무들은 이제 좀 질렸다고 생각했는데 떡갈나무와 오렌지나무는 참 매력적이었다.
최근엔 특히 분재들에 관심이 많아 쪼그리고 앉아 작은 녀석들을 구경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녀석들의 이름과 성격을 알려주신다.
그러다 한 녀석에 대해 말해주시는데 이 녀석은 일 년에 꽃이 세 번이나 핀단다.
나팔꽃, 무궁화와 같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오므라드는 녀석들은 알지만
꽃이 지고 봉우리를 맺고 또다시 꽃을 피우는, 그걸 일 년에 세 번이나 하는 녀석이란다.
잘 알지도 못하던 녀석인데 기특해서 애착이 갔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결국 아주머니의 꼬득임에 넘어가 신문지와 화분에 고이 싸서 집으로 모셔왔다.
이사온 뒤로 처음 키우는 식물이다. 햇볕이 잘 드는 집이라 그럴까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다.
이제 이틀이 지났는데 봉우리 하나가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참 열심이다.
정오를 지날쯤 창가로 들어오는 햇볕을 따라가면 이 녀석에 시선이 멈춘다.
그럴때면 나도 이제는 꽃을 한 번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줄곧 봉우리로 기다리며 꽃을 피우는 꿈만을 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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